---- 다이아몬드 연마의 역사 ---
1. 고대의 다이아몬드
수천 년 전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이후 연마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취급되었을까? 원석 상태로의 다이아몬드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아 매력도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다이아몬드는 아주 뛰어난 보석으로 취급되었다. 그 이유를 단순히 신비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도의 4세기와 6세기에 쓰인 기록에는 다이아몬드의 평가에 있어 고려해야 할 일련의 상세한 특징이 게재되어 있다. 우선 형태에 대한 기록으로서 완전한 팔면체가 이상적이라 묘사하고 있고, 이어 광학적인 특성이 거론되고 있다. 팔면체가 중요시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형태가 자연계에서 아주 희귀하다는 데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힌두 사상에서는 팔면체가 다이아몬드의 정수,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 인도인들은 최고의 빛의 분산 능력을 나타내는 것은 완전한 팔면체의 경우뿐이라고 생각했다.
유럽에 다이아몬드가 소개된 후에도 많은 그리스·로마 시대의 문헌에 다이아몬드에 대한 다양하고 솔직한 경이로움이 묘사되고 있으나, 그 어디에도 다이아몬드의 광학적인 요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없었다.
즉 그리스·로마인들이 다이아몬드에 명성을 부여한 것은 광학적인 특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기 이전부터 이미 애다 마크(Adams) 라는 형용사가 있었다는 점으로 보아 단지 강하다는 물리적인 특성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인도인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다이아몬드에 형이상학적인 의미 내지는 주술적인 성격을 부여했음을 알 수 있다.
2. 중세의 다이아몬드 연마
다이아몬드의 디자인은 어느 시기나 선호도와 수요 및 어느 정도는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어 왔다. 따라서 연대적인 순서로 다이아몬드 연마의 발전을 기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커트의 단계를 일반적 경향에 의해 기술할 수는 있을 것이다.
14세기 초반까지 유럽에 알려진 다이아몬드는 천연의 결정, 즉 원석뿐이었다. 이후 다이아몬드 연마사들은 천연의 기본적인 형을 변화시키지 않고 돌의 표면이나 '기하학'을 보다 아름답게 하는 모험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이아몬드의 원석은 투명한 것이 드물고 표면이 평탄치 못하였으므로 이를 다듬는 정도였다. 이 연마법은 다이아몬드 분말을 사용하여 목제나 구리에서 행해졌다.
중세 후반의 연마사들은 휠(wheel)과 도(dop)울 이용하여 원래의 형태나 중량을 크게 손실시키지 않고 외관을 개선하거나 대칭성을 좋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들은 곧 피라미드 형태의 돌의 각을 낮추는 최초의 포인트 커트(point cut)하는 방법을 알아내었고, 이 기본적인 형태로부터 시작하여 테이블 커트를 통해, 바로크 커트, 페루치 커트 그리고 리젠트 커트로 발전되었으며, 최종적으로는 근대적인 브릴리언츠 커트로 발달하게 되었다.
포인트 커트는 가장 초기의 커트 형태이다. 팔면체 다이아몬드의 이른바 '내추럴 포인트'에서는 빛의 반사에 의해 어두운 부분이 나타나며, 이 어두운 반사가 거들에까지 닿아있는 경우 피라미드 형태의 각도를 약간 낮추어 팔면체의 높이를 줄임으로써 돌을 밝게 보이도록 하여 돌의 투명도와 대칭성을 향상하는 커트 방법이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자연적인 팔면체의 형태와 큰 차이는 없었다.
15세기에 들어서면서 연마사들은 그때까지 유행하던 포인트 커트에서 팔면체 중의 한 쇠뿔을 갈아냄으로써 비교적 단순한 사각의 테이블 커트(table cut)라는 또 하나의 경향을 만들어내었으며 이후 약 200년간이나 유행이 지속되었다.
15세기의 또 하나의 커트 형태로서 로즈 커트(rose cut)가 있다. 이 커트는 삼각형의 패 시기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중심의 한 점에서 만나는 돔(dome)형으로 되어 있고, 밑면은 평탄하다. 이후 19세기까지 연마사들은 로즈 커트를 다양하게 변화시켜왔으며 그중에서 드롭(drop) 형태의 더블 로즈(double rose)가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이 로즈 커트의 프로포션에 대해서는 20세기 초에 마르셀 톨 코 후 스키가 처음 과학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이 커트는 파이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이 불행한 특징은 로즈 커트가 대중성을 잃게 된 원인이었으며, 이후 높이가 높은 로즈 커트는 대부분 브릴리언츠 커트로 재연마되었다.
3. 초기의 브릴리언츠 커트
브릴리언츠 커트에 얽힌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은 이 커트의 발명자로 반 베를 캠. 마자랭 또는 페루치라는 이름을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커트는 어떤 한 사람에 의해 발명된 것이라 말할 수 없으며, 보석이 지닌 광학적인 효과를 높이고자 한 많은 장인의 노력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근대적인 브릴리언츠 커트는 테이블 커트에 다양한 패 시기 첨가되면서 그 발전을 계속이어서 왔다. 팔면체의 원석에서의 테이블 커트로부터 시작하여 올드 싱글 커트와 더블 커트가 만들어지고, 삼중 커트 즉 58면을 지닌 풀 커트로 발달하여 왔다. 하지만 당시 이들 커트는 작은 장식용의 돌에 주로 사용되어 왔으며, 큰 다이아몬드는 오히려 오벌 및 라운드 형태의 바로크 브릴리언츠 커트가 십이면체의 원석으로부터 발달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의 마자랭(Jules Mazarin) 추기경의 요청으로 디자인되어 프랑스 왕실의 제보로 1661년 유증 된 마자랭(Mazarin) 커트는 더블 커트(테이블 및 큐릿 포함 34면)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삼중 커트로서는 17세기 말에 나타나기 시작한 스퀘어 브릴리언츠 커트의 한유형인 페루치(Peruzzi) 커트를 들 수 있다. 쿠션 형태의 페루치 커트는 패실 수가 58면으로 증가하면서 이전의 어떤 형태보다 브릴리언스와 파여 증가시킬 수 있었지만 패실 대칭은 여전히 불규칙했다. 이 삼중 커트는 유럽에서는 올드 마인 커트 또는 올드 마이너라고도 불리며 18세기에 가장 유행하였다.
18세기 들어 브라질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됨에 따라 생산량이 많이 증가하였고, 또한 당시 일어난 산업혁명은 산업 전반에 커다란 기술적인 혁신을 가져왔다. 그 여세로 19세기에 수작업으로 하던 거들 작업을 기계를 이용하여 원형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현대의 라운드 브릴리언츠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올드 유러피언 커트가 등장하였다.
회전 선반 상에서 기계적으로 원형을 만들거나, 기계에서 소잉하는 기술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처음으로 다이아몬드 산업에 도입되었다. 이러한 기계들은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었으나, 다이아몬드 산업에도 이용됨으로써 다이아몬드 커트의 프로포션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4. 현대의 브릴리언츠 커트
현대의 라운드 브릴리언츠 커트는 500년 이상의 오랜 시간 동안 연마사들의 노력으로 20세기 초반에 나타나게 되었다. 이 현대적인 브릴리언츠 커트의 원형을 1865년경의 미국의 연마사 헨리 모스(Henry Morse)에게서 찾기도 한다.
모스는 다이아몬드의 광학적인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년에 걸쳐 각도와 비율을 실험하여 이전의 커트보다 높이가 낮은 오늘날과 유사한 프로포션을 찾아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올드 마인 커트나 올드 유럽피언 커트에 대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그의 실험은 무시되었다.
1919년에 톨 코 후 스키(Marcel Tolkowsky)는 기존의 커트 형상에 수학적인 검토를 더 해, “다이아몬드 중의 빛의 반사와 굴절 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다이아몬드 디자인" 이란 저서를 통하여 그의 이론을 발표하였다.
그는 고도의 파여 동반하는 최고의 버릴 리 언 그를 끌어내는 커트 형태의 프로포션을 수리적으로 계산하였으며, 그의 계산 결과는 실험적으로 도출된 비율과 거의 일치하였고, 그 후 실제적인 검토 결과 이상적인 커트 형상 즉 아이디얼 커트로 인식되었다. 이후 다른 모델들이 제시됨에 따라 일반적으로 톨 코 후 스키 커트 또는 아메리칸(또는 아메리칸 아이디얼) 커트라 부르게 되었다.
톨 코 후 스키 커트가 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1940년에 독일의 보석학자인 애플이라(W. F. Eppler)는 연마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브릴리언츠 커트의 표준 형상인 프랙티컬 파인 커트(Practical Fine cut)를 제시하였고 이를 아메리칸 커트와 대비하여 유러피언 커트(European cut)라 부르기도 한다.
1969년에 덴마크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국가들로 구성된 다이아몬드 위원회에서는 아메리칸 아이디얼 커트와 거의 동일하지만 테이블의 크기가 다른 규격(Scan D.N.)인 스칸디나비아 스탠더드(Scandinavian Standard)를 제시하였다.
톨 코 후 스키 커트 이후 많은 커트 모델들이 나왔지만 실제로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인 커트 형태인가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논할 때 이에 대한 기준은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5. 팬시 커트
라운드 브릴리언츠 이외의 형태를 일반적으로 팬시 커트라 한다. 팬시 커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최근에는 많은 팬시 형태가 원석의 모양이나 원석의 질에 따라 아름다움과 최대의 이익을 얻고자 연마되고 있다.
팬시 커트는 특이한 형태의 원석을 효과적으로 연마하여 중량의 손실을 최소로 하면서
아름다움과 광학적인 효과를 끌어내는 데 사용된다.
최근 들어 팬시 커트로 연마되는 또 하나의 경향은 연마된 다이아몬드에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의 라운드 브릴리언츠 커트와 차별화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자사의 고유한 다이아몬드 커트를 개발하여 독자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 나오는 팬시 커트들은 국제적으로 특허를 신청해 놓고 있거나 특허를 취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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